9월 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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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찌는 듯한 여름의 기세가 시작된 7월 초, 안양천 둘레길에는 이른 아침부터 단정한 복장의 사람들이 모였다. ‘순대크루’로 알려진 남강16기 마라톤 동호회의 대원들이다. 이들은 곧 다가올 11월 마라톤 대회를 겨냥해, 갑작스러운 호명에 응답하는 ‘번개 훈련’을 소화했다.

이번 훈련은 정무훈 크루장의 주도로 열렸다. 그는 벌써 3일째 대원들과 함께 안양천을 함께 걷고 달리고 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른 주말 아침을 달리기에 바친 회원들은 힘들지만 뿌듯한 표정이다. 올해로 50대에 접어든 정 크루장은 “이 나이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며 “꾸준한 연습이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회원들 대부분은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 생활인들이다. 그들은 시간을 쪼개 개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렇게 수시로 크루 단위의 훈련을 통해 체력과 의지를 점검하고 있다. 특히 중장년의 삶 속에서 운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일상의 활력으로 작용한다.

10년 전 결성된 순대크루는 ‘순하게 달려도 되니까 내가 즐겁게 달린다’는 의미를 품고 만들어졌다. 파벌 없는 유쾌한 분위기로, 회원 간 소통과 격려가 활발하다. 이번 연습도 사전 공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만큼, 구성원 간의 유대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무훈 크루장은 이번 훈련에 대해 “마라톤은 단순한 달리기가 아니다. 자신과의 싸움이며, 때로는 공동체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달리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여름 햇살 아래 땀을 흘린 이들은 아마도 그 자신을 이기는 가장 아름다운 승부를 시작한 셈일 것이다.

11월 대회를 향한 순대크루의 발걸음은 그렇게 조용하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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