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싶은 사람, 천재화가 남기종(3기)을 추억하며~

출처 : 마우나
남강고등학교 3회 졸업생이자 순수회화에 평생을 바친 작가 남기종. 그의 이름은 미술계보다도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 속에서 더 뚜렷이 살아 있다. 2009년 지병으로 타계한 그는 향년 51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화폭 위에 남긴 열정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울림을 전한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누구보다 성실하게 그림 앞에 섰던 남기종. 평범한 일상 속 자연과 사람의 풍경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담담하면서도 묵직하게 삶을 노래한 그는, 화단으로부터의 주목보다도 작품 그 자체로 더 깊은 인정을 받은 작가였다.
돌이켜보면 그는 전성기의 문턱에서 세상을 떠났다. 작품활동의 절정기, 예술가로서 한층 원숙해지던 시점에서 그를 앗아간 죽음은 너무도 갑작스러웠고, 생전에 그의 예술세계를 온전히 짚어준 글 하나 없이 그는 그렇게 떠났다. 떠난 자의 자취를 따라가는 일은 늘 아쉽고도 늦은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누군가 기억하려 애쓰는 한, 그 이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동료 작가들과 고교 동문, 오랜 팬들과 지인들은 각자의 기억 속 남기종의 모습을 꺼내 그의 잊힌 서사를 다시 모으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언제나 잔잔한 체온이 느껴졌고, 그것은 살아있는 사람이 가 닿을 수 있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가장 정직한 시선이었다. 형식보다 진심을 택했고, 화려함보단 존재의 의미를 택한 그는 결국 스스로의 삶을 고스란히 게슈탈트로 옮긴 사람이었다.
그의 캔버스엔 늘 광목천처럼 든든하고 포근한 풍경이 있었고, 그 풍경들은 이젠 남기종이라는 이름을 위해 대신 기억을 품고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남기종은 그림보다 먼저 뜨거운 삶으로 남은 예술가이자 친구이자 기억일 것이다. 노을처럼 저물었지만, 그 빛은 오래 남는다. 아직 그를 말하는 이들이 남아 있기에.
고인의 천재적인 작품성과 고인을 추억하는 동문의 추억과 그리움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도 오늘은 남기종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느껴보는 하루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