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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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정취가 완연한 6월 15일 토요일, 남강16기 동문산악회인 ‘남일육산악회’가 여섯 번째 산행으로 강원도 춘천의 명산 오봉산과 천년고찰 청평사를 찾았다. 회장 이영한의 주도로 기획된 이번 원정산행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행위를 넘어 동기 간 우정과 공동체 정신을 다지는 의미 있는 여정이 되었다.

산행은 유서 깊은 청평사로 향하는 선착장에서 출발했다. 청평호를 가로지르는 배를 타고 들어가는 여정은 이미 특별함을 더했다.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배에 올라 산 너머를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배에서 내린 후 산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초여름의 푸르름이 짙게 드리워진 숲길은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고, 오봉산 능선을 따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무더운 일상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내 줬다.

오봉산 정상 부근에서 바라본 청평호의 전경은 일행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 자연 속에서 동기들은 함께 걷는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이후 청평사 경내로 들어선 일행은 고요한 경내에 머물며 천년 고찰의 깊은 품 안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평온을 누렸다. 자연과 역사, 사람의 조화가 이토록 완벽할 수 있음을 그들은 직접 체험했다.

산행을 마친 뒤 이어진 뒷풀이 자리는 동기애가 무르익는 시간이었다. 갓 부쳐낸 파전과 시원한 막걸리는 땀 흘린 이들에게 주는 최고의 보상이었다. 서로의 잔을 채워주며 나누는 웃음 속에는 같은 길을 걸어온 이들만이 나눌 수 있는 진한 정이 배어 있었다.

귀갓길에도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이현구 네오픽스코리아 대표가 조달한 그랜드 카니발 차량 안, 노래방 기계 앞에서 마이크를 손에 든 동기들의 목소리엔 다시 젊어진 열정이 실려 있었다. 각자의 목소리에 담긴 감성은 도심으로 향하는 길을 흥겹게 물들였다.

이번 산행은 단지 절경을 마주하고 몸을 단련하는 시간을 넘어서, 오랜 세월을 함께한 동기들이 마음을 나누며 정을 나누는 단단한 연결의 시간을 만들어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이 하루의 기억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또 다른 산행을 향한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남일육산악회의 여섯 번째 발자국은 그렇게 자연과 사람, 웃음과 음악 속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1 thought on “청평호 물결 따라, 우정이 산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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