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의 한복판, 차가운 눈바람 속에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달린 이들이 있다. ‘순대크루’라는 정감 있는 이름 아래 뭉친 남강고 16기 동기들이 1월 27일 토요일, 신도림역 인근 도림천을 출발해 안양천을 따라 한강 합수부까지 왕복 15km의 러닝을 펼치며 이색적인 하루를 보냈다. 정무훈 크루장을 중심으로 7명의 동기들과 자녀 1명이 함께한 이날 모임은 본격적인 달리기뿐 아니라 건강한 여가 활동과 동문 간 우정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달리기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앞으로의 더 큰 도전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크루장 정무훈은 오는 3월 1일 예정된 마라톤 대회를 시작으로, 점차 훈련 강도를 높여 훗날 도쿄와 뉴욕 마라톤 같은 세계적 레이스에도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정기적인 운동의 중요성과, 무엇보다 함께 땀 흘리는 공동체 안에서 두터운 신뢰를 쌓는 것이 이 모임의 진정한 가치라며 멤버들을 격려했다.
이날 러닝은 단순한 운동 그 이상이었다. 서울 도심 속 강변길을 따라 펼쳐진 풍경, 그리고 뺨을 때리는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이들의 열기 덕분에 도림천은 마치 하나의 드라마 무대 같았다. 일부 멤버는 걷기도 했지만 체력에 맞춘 각자의 방식으로 참여하며 ‘함께하는 경험’ 자체에 방점을 찍었다.
달리기를 마친 후 동기들은 신림동 순대타운에서 푸짐한 해장과 함께 특유의 끈끈한 우정을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소주 한잔 기울이며 “우리 진짜 대단하지 않냐”며 웃음꽃을 피운 그들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오늘 하루를 가슴속에 새겼다.
한 사람의 용기가 모이면 도전의 서막이 열리고, 응답한 이들이 함께 달릴 땐 역사가 된다. ‘순수하고 대단한’ 그 이름처럼, 순대크루는 추위마저 뛰어넘어 앞으로 더 넓고 먼 길을 달릴 채비를 마쳤다.